2013년 7월 19일 금요일

To have or To be ?


근래 들어 자주 꾸는 꿈이 있다.
시험을 보는데, 도저히 답이 생각이 안나서 백지로 내고 나오는.
꿈 속이지만 무언가 지식을 망각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적용하자면,
무의식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소멸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망각'은 축복이라지만, 한편으로 지식이 주는 황홀감에 사로잡힌 나는
한움큼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졸업 후 '지식'에 대한 허무감은 더욱 커져 갔다.
나에게 남겨진 것은 졸업증과 자격증이라는 종이장뿐,
머릿 속은 날로 비어져 갔다.
독서량과 사색의 양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스스로 주장하는 바에 대해 제대로 된 논증조차 할 수 없는,
아니, 내 자신조차 설득시킬 수 없는 허똑똑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知慧가 아닌 知識만을 쫓는 스스로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던 찰나에 만난 에리히 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 To have or Te be>에서
해답을 찾았다..


<To have or To be> by 에리히 프롬. #학습편 중..

 [소유]양식에 젖은 학생들은 단 한가지 목표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즉, 배운 것을 단단히 기억하거나 또는 노트를 소중히 간직함으로써
 [배운 것]을 지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새로운 것을 생산하거나 창조할 필요는 없다.

 세계와 존재양식으로 결부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학습은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가 말과 개념의 저장고가 되는 대신에
 귀를 기울이고 [듣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한다].



풀이하자면,
그동안 단지 말과 개념의 저장고가 되어 배운 것을 단단히 지키려고만 했던 나에게
최근들어 느끼는 허무감과 방황은 당연한 귀로인 것이었다.

앞으로의 '배움'은 달라져야만 한다.
본질적이고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실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처럼
학습하고 배워야 한다.

진정한 공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졸시_겨울을 닮았구나



겨울을 닮았구나

-어느 추운날, 서울역을 지나다



웅크린 어깨

파랗게 언 두 손

봄을 모를 것 같은

슬픔의 눈동자

누더기옷보다 더 겨운

상처의 흔적들

노린내보다 지독한

고독의 향기



스친다

칼바람이 지나가듯

스치어 간다

그대들의 부스러기 삶 쯤이야

털어버리면 그만이다



겨울을 닮지 않았는가

너와 나

겨울을 쏙 빼닯았구나 우리는

차다

차웁다 우리의 겨울은


















2012년 11월 8일 목요일

청설모 게송




밥 한 술이라도 먹으려면 
제 손에 흙 묻혀야 마땅하지
너희처럼 깨끗한 손으로 
숟가락만 잡으려 들면 쓰니




[함께사는길 11월호]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bla bla...

추석연휴를 통한 휴식 가운데, 여러가지 깨달음이 물밀듯이 다가왔다.
(= 오랜만에 일주일동안 먹고 자고 쉬니, 온갖 잡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2012년 9월 16일 일요일

Bill Clinton speaks at the 2012 DNC (C-SPAN) - Full Speech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의 트윗수를 기록했다는 빌클린턴 전대통령의 지지연설.

'르윈스키사건'으로 내 머릿속엔 부정적으로 기억되어 왔는데,

그의 재임시절 평가를 다시 찾아보니 멋진 대통령이 었던 것 같다 (사생활을 제외하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라는 대국도 곧 로마처럼 멸망할 것이라고 하는데,

글쎄...

여전히 국민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역대 대통령들을 존경하고,

괴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벤처로 성공해서 전세계를 좌우하고,

최고의 부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왜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느냐고 국가에 탄원하는 것을 보니

로마처럼 하루아침에 멸망하기에는

멋진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Dreaming Autumn

                       Dreaming Autumn by Nukta

가을엽서


안도현



한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2012년 9월 9일 일요일

☆ 헤는 밤 _ 윤동주





                         아일랜드 2년마다 한 번 열리는 천국의 길.



季節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